한국에서 오픈 소스 하기

군 생활 중 상당히 인상 깊게 읽었던 이 글이 글에 영감을 받아 나도 써본다. 2000년대 초반에 프로그래밍에 입문한 나 또한 구구절절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.

내 첫 제대로 된 오픈 소스 프로젝트는 나래온 툴이었다. 오픈 소스 자체도 옛날부터 지속해왔었지만(옛날 작품인 mvcleaner처음처럼도 kldp에 공개되어 있다) 오진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풀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. 그러나 나래온 툴이 공개된 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소스라서 얻는 이득은 전혀 없다. 여전히 사람들은 오진에 대해 의심이 크고, 들어오는 버그 리포트는 소스 코드를 모르는 게 확실한 형태이며, 패치까지는 바라본 적도 없다.

이 문제는 나만의 이슈는 아니다. 소프트웨어 멤버십 활동 중 주변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오픈 소스 활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. 네이버 개발자 센터는 자사 이벤트 홍보장이 되어 관리가 안 되는 상태로 프라이빗 프로젝트의 무덤이 되어갔다. 옛날에 쓰던 kldp.net은 닫냐 마냐 하는 논의까지 나온지가 오래다. 태터툴즈가 어디 갔는지 아는 사람?

과도기라는 말은 이제 지겹다. 맨 위의 문서가 나온지가 벌써 몇 년인가? 16년 동안 과도기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는 ‘장기적으로 볼 때, 우린 모두 죽는다’는 케인즈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. 외국 얘기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게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었다면 리눅스 열풍 때 벌써 들어와 정착했지 않겠는가. 눈 감고 귀 닫고 산 사람이 아니면 그 당시 오픈 소스 열풍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. 우리나라 밖의 세계와 우리나라가 한 몇 광년 거리가 있어서 정보가 엄청나게 늦게 도착하는 것인가. ‘성당과 시장’은 이미 고전이 되어서 수능 모의고사에 나올 만큼의 시간이 지났다.

또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게 오픈 소스 SW 사용과 오픈 소스 문화 자체다. 소스 컨트롤 SW가 CVS, SVN, git으로 세 번이나 바뀌는 와중에 달라진 게 무엇인가? eMule이 한국에 들어와서는 소스 공개도 안 하는 불법 클론이 판쳤음을 잊은 사람은 없을 거다. 요새는 wine이 그 계보를 이어받은 것 같더라. 그 사람들에게 오픈 소스는 그냥 ‘봉’이다. 오픈 소스 SW가 퍼진다고 오픈 소스 문화가 퍼질거란 생각은 착각이다.

‘한국에서 오픈 소스 하기’의 갱신은 끝났을 지언정 우리에겐 아직도 화두로 남아있다. 우리에게 필요한 건 ‘과도기 타령’이나 ‘외국 사례 끌어다 붙이기’가 아니다.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순서는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. 문제가 있다는 사실 마저 무의식 속에 넣는다면 또 다시 16년을 지긋지긋한 ‘과도기’ 속에서 보내게 될 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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