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래온 툴을 만든 선택들 – 6. 서드 파티

이 글이 다루는 시기: 2012년 7월

= 개발 시작
= 첫 버전 공개까지 1개월 남음


그렇게 위험천만한 실험을 거치고 나니 더 이상 위험 부담을 하기 싫었다. 그래서 SMART만 내 코드로 가져오고 나머지는 THDDInfo라는 외부 코드에게 맡겼다. 나한테도 없는 버전이지만 혹시 초기 버전을 찾는다면 라이선스를 잘 읽어보시라. THDDInfo에 대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. 2.7버전까지 해당 라이브러리를 사용했다. 예전 업데이트 서버를 찾아보면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. 후일담으로, 대체 라이브러리의 이름은 TSSDInfo가 되었다. 조금만 수정하려는 노력이었지만 머지 않아 후회하게 되었다. 후회의 근원은 객체의 이름에 Info를 붙이는 건 좋지 않은 습관이라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였다.

THDDInfo의 흔적

SSD와 통신하는 부분이 끝난 이상 나머지는 속전 속결이었다. 애초에 살아오면서 프로젝트가 성공한 적이 없었던 관계로 이제 더 이상 많은 사용자를 기대하지 않았다. 그렇다는 얘기는 공들인 디자인이 필요 없다는 거였다. 이 결정은 프로그램이 이전과 달리 빨리 출시되어 제 때 제 역할을 하게 해 주었다.

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잖은가. 이전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쓸데없이 고민하다가 디자인과 프로그램이 나왔어야 할 때를 모두 놓친 것이었다. 나래온 툴을 나중에 돌아볼 때, 이 선택은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
또 하나 잘 한 선택은 구현이 느린 기능을 내다 버린 것이었다. 일단 최대한 빠르게 출시부터 하고 보자는 속셈이었다. 훗날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위해서는 기능을 내다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보게 되었다. 이런 경험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나로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.

다음은 서드 파티 도구들을 선택할 차례였다. 초기화는 GParted에게 맡겼다. 이걸 선택한 이유는 가볍기 때문이다. 당시에도 Parted Magic의 명성은 높았지만, 어디에도 올리기 어려운 크기를 자랑했다. 지금이야 CDN에서 내 잔고와 교환하여 데이터가 콸콸 쏟아지지만, 웹 호스팅 단칸방에 세 들어 살던 시절에는 용량도 눈치를 봐야 했다. 요새도 용량은 곧 비용이므로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다. 그러나 차단과 잔고와 맞바꾼 서비스 지속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.

이미지를 USB로 굽는 건 Unetbootin이 담당했다. 무난해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. 말 그대로 무난한 프로그램이라 크게 할 말이 없다. 그러나 나중에는 무난이라는 위치마저 Rufus에게 빼앗기는 바람에 포함 프로그램에서 내려오게 된다.

의외로 오래 가는 건 7zip이다. 가볍고 빨라서 조용하게 나래온 툴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. 얼마나 존재감이 없는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까먹을 뻔 했다.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나는 꼼짝 없이 유료 압축 해제 컴포넌트를 구입해야 했을 것이다.

마지막으로 어떤 방식으로 배포할 지 선택해야 했다. 내가 선택한 방식은 토렌트와 쿨엔조이 자료실 업로드였다. 대용량 파일을 받아줄 수 있는 건 그 두 가지 뿐이었다. 결국 나중에는 플러그인 식으로 바꿔서 설치 파일을 수 MB 수준으로 줄였다. 개인적으로 초기 다운로드 접근성은 중요하다고 본다. 이 시기 수백 메가 용량을 계속 유지했다면 나래온 툴의 대중화는 어려웠으리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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